태어나서 10956번째 꾼 꿈에서 우주를 영유하던 나는 드디어 신을 만났다. 혜성을 타고 지나가는 그, 나를 흘깃 보고 지나치려 하자 나는 소리쳤다. “STOP!”. 왜 바쁜 길을 막았냐는 표정을 지은 그에게 물었다. “지구는요?”. 한참을 뚫어져라 나를 바라보던 그는 이내 가야할 길을 멀리 바라보며 말했다. “너희들이 그런 괴물이 될 줄 몰랐거든”
백일몽 그 두 번째 꿈...이 플레이어 됩니다.
괴물 (00:01:02~00:05:53)
“미스터 킴~”
주한 미8군 용산기지 내 영안실, 상관으로 보이는 영안소장 백인과 그의 부하로 보이는 한국인이 하루 일과를 마친 듯 청소를 하면서 뒷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백인 상관이 그의 부하를 부르며 고작 청소를 이렇게 밖에 못하겠냐는 식의 행동 - 손으로 스윽 먼지를 훑어내 상대방에게 보여주는 정형화된 꼬장성 행동 - 을 보입니다. 난 먼지가 제일 싫다면서...어떠한 일이 발생할 것만 같은 긴장감이 감싸오고, 그는 곧 속마음을 털어놓습니다.
‘포르말린, 정확하게 포름알데히드, 더 정확히 말하자면 먼지투성인 병에 담긴 포름알데히드를 버렸으면 좋겠다’고...
먼지가 싫다는 말로 시작한 그의 속내는 이내 먼지와 독극물인 포름알데히드를 동격으로 만들고, 이윽고 이것을 싱크대 배수구에 한 방울도 남기지 말고 버리라는 명령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포름알데히드. 닿기만 해도 피부병을 유발하는 독성 있는 물질이자 최근 이슈가 된 새집증후군의 주요 원인에 해당하는 이 물질에서부터 영화는 실질적 주인공격인 괴물의 탄생비화를 설명합니다. 2000년 2월 미8군 용산기지에서 실제로 발생한 포름알데히드 20박스(총 480병)를 규정을 어겨가며 한강에 방출한 사건에 바탕을 둔 이 장면은 그 행위 주체자가 누구인가를 떠나서 스스로 환경에 맞서 괴물화 되어가는 인간의 방만한 사고방식을 소름 끼칠 정도로 강렬하게 보여줍니다.
“한강에다 버리자구요. 한강...무척 큽니다. 마음을 크고 넓게 가집시다”
한강에다가 버리는 행위에 반대하는 부하를 향해 내뱉는 영안소장의 말은 산업화 이후 항상 제기되어온 환경문제의 처신에 대해 너무 쉽게 내뱉는 인간의 방어기제와 다를 바 없습니다. 인류 문명발달은 자연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에서 시작되어 파괴를 가져왔고, 그 파괴에는 자연은 아직 넓고, 우리의 파괴는 극히 일부분일 정도로 미약하다는 인식에서부터 시작되어 온 셈입니다. 한 명의 거만한 인식은 세월이 흘러 문명화된 인류의 수가 더할수록 증대하여 갔고, 그만큼 훼손된 자연은 부메랑이 되어 이윽고 인류를 위협하기에 이르게 됩니다. 자연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그에 따른 규정은 늘어가지만, 그 기준은 항상 인간의 자의적 해석에 기초하게 됩니다. 심지어 스스로 만들어놓은 규정도 지키기보다는 ‘자연은 엄청 크고, 넓으며, 스스로 희석시켜준다’라는 잘못된 판단을 내리며 뫼비우스 띠를 만들어 냈습니다.
영화 속 상관과 부하의 작은 설전은 잘못된 행위에 대해 아니라고 말해도, 명령이라는 단어로 눌려 포름알데히드를 싱크대 하수구를 통해 버려지는 장면으로 넘어갑니다. 독성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싱크대에 피어오르는 유독가스와 그 뒤로 보여주는 수많은 버려진 병들, 그리고 오버랩 되는 한강은 그 자체가 괴물이 된 것 마냥 음침함을 보여줍니다. 낚시를 하는 두 남자와 자살을 하려 한강다리 난간에 서있는 남자. 독극물을 삼킨 한강은 언제라도 그들을 집어삼킬 기세로 서쪽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해하려고 들 때에 방어를 하거나 공격을 하는 것이 우리가 관찰해온 자연의 모습이라면, 한강 고수부지를 휘젓고 다니는 괴물은 한강이 인간을 공격하기 위한 전사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