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메리카~~!!”

20세기 초, 뉴욕 리버티 섬 자유의 여신상은 그렇게 이민자들에게 희망의 상징이었습니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들어오는 이민자들이 뿌연 안개 속에서도 발견하게 되는 거대한 횃불을 든 여인. 자유를 꿈꾸며 자신의 미래가 행복할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대서양을 건너온 이들에게 자유의 여신상은 그들의 꿈이 시작이자, 지난 시절에 안녕을 고하는 거대한 상징물인 셈입니다.

“도시를 봤어. 끝이 안 보이더군. 알아듣겠어? 무슨 말인지. 자넨 도시의 끝을 본적이 있나? 정말 내리려고 했어. 자네가 준 옷도 마음에 들었고...아주 멋있었지. 정말 내리려고 했어. 진심이야. 그런데 문제가 있었어. 내가 못 보던 세상이었어.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세상. 이해해? 내가 전혀 모르는 세상 말이야. 그 거대한 도시엔 끝이 없었어. 끝이 없었다구”

그의 바램은 뉴욕에 내려 그녀가 있는 모트 스트리트 27번지에 가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88개의 건반, 시작과 끝이 있는 피아노만을 치던 그에게 막상 내리기 위해 배와 육지 사이에 머물렀을 때, 눈앞에 펼쳐진 뉴욕은 두려움의 대상이었지요. 육지에 내리는 순간 어떠한 삶을 선택해서 살아야할지 모를 두려움은 그를 다시 배 위로 돌아가게 만드네요.
“막 배에서 내리려고 했을 때, 수백만 개의 건반이 보였어. 너무 많아서 절대로 어떻게 해볼 수 없을 것 같은 수백만 개의 건반. 그걸 론 연주를 할 수가 없어. 피아노를 잘못 선택한 거야. 그건 신만이 가능해. 길거리를 유심히 본 적이 있나? 수천 개의 길거리, 어떻게 그 것들 중에 하나를 고르지? 한 명의 여자와 하나의 집, 어떻게 그들 중에 한 평의 땅과 죽을 장소를 고르냐구. 그건 너무 힘들어. 어디가 끝인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하나의 삶을 택할 수 있지? 그게 너무 힘들지 않나?”
버지니아 호의 생명이 다하여 폭파를 시키기 위한 작업을 준비하는 중에도 그는 결코 배에서 내려오질 않습니다. 이곳에 태어나 이곳에서 나름의 목표를 가지고 살아왔던 그에게 배는 세상의 전부가 자신이 조율 할 수 있는 자신만의 피아노였지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어도 다른 이민자들처럼 그에게는 희망보다는 두려움이 먼저 앞서있었습니다. 아메리카 드림을 꿈꾸며 정착한 그들에게 꿈은 그만큼의 현실이 바탕이 되어야만 가능한 것이겠지요. 이루지 못한 꿈은 끝내 그들이 처음 봐왔던 자유의 여신상의 설렘만으로 생명을 다하게 되었을 겁니다.

함께 연주를 하면서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내온 그의 절친한 친구 맥스(프룻 테일러 빈스)는 끝끝내 ‘나인틴 헌드레드’를 설득하지 못하고, 그의 생각을 존중해줍니다. 20세기 초 부푼 꿈을 가지고 이곳으로 바다 건너온 수많은 사람들 중 새로운 땅에서 가져야할 희망마저 생존법칙에 희생되어 사라졌을 많은 사람들의 넋을 다 안고 떠나려는 듯. 그는 결국 큰 굉음과 함께 사라지는 버지니아호와 함께 세상을 고하지요.
“차라리 죽는 거라면 몰라도. 결국엔 아무도 날 기억하지 못하겠지. 자네만 빼고 말야. 내가 여기 있는걸 아는 것도 자네뿐이야. 하지만 자네도 날 잊을 거야. 이해해주게 친구. 난 절대 내릴 수가 없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