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말코비치 되기 (Being John Malkovich, 1999)
감독 : 스파이크 존즈
출연 : 존 쿠삭, 카메론 디아즈, 캐서린 키너,
존 말코비치, 메리 케이 플레이스,
오스 빈, 찰리 쉰
첫번째 질문..왜 인형술사 일까?
두번째 질문..왜 7.5층 일까?
온 몸을 날리며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표현해내는 인형의 모습,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는 바로 이러한 인형의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인형이 혼자서 극단적인 감정표출을 하지 않는 이상, 누군가가 이 인형을 조작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요.

인형술사....왜, 인형술사 일까요?
사람에게 있어서 인형을 가지고 논다는 것은 자신에게 숨겨져 있는 욕구를 투영시키는 대리만족일 것입니다.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이나 행동은 인형의 입을 빌리거나 조작하여 표출시키고, 자신에게 있는 아픔은 인형과 (결코 쌍방향이 될 수 없고 일방적인)대화를 통해서 달래기도 하며, 피해자적 위치에서 얻게된 자신의 상처는 인형을 상대로 가해자적 위치로 화풀이를 하기도 합니다. (어린아이가 인형을 가지고 노는 것을 기억해 보시지요.)
이처럼 인형을 가지고 논다는 것이란, 잠재되어진 욕구의 배출방법들 중에서 우리의 눈에 가장 잘 띄는 행위일 것입니다. “아 저 사람 지금 사랑하고픈 욕구가 있구나"(라티의 인형을 만들어 대신 욕망을 충족하는 크레그의 모습을 상기해봐라!)..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의 초반, 인형의 격정적인 춤을 표현하는 인형술사가 크레그(존 쿠삭)임이 밝혀지는 순간, 이 영화가 앞으로 존 말코비치를 조작하는 크레그를 예상할 수 가 있지요. 이제 우리는 이 인형술사가 어떻게 욕구를 분출하는지를 구경하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가장 소극적인 또는 관음증적인 욕구표출 방식으로.... 15분간 존 말코비치의 머리 속으로 들어가는 여행은 수많은 우리의 욕망 중에서 자신의 현재의 삶을 파괴하고픈, 그래서 때로는 다른 사람이 되고픈 욕망을 잠시나마 충족시켜주는 여행입니다.

신문 한 모퉁이에 실린 조그마한 광고를 보고 7.5층에 몰려든 사람들을 보시지요. 천장이 너무 낮아서 몸을 숙이고, 꾸부정하니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7.5층...왜, 7.5층일까요?
크레그가 전망이 없는 인형술사 생활을 잠시 접고 직장을 구한 곳은 어떤 건물의 7층과 8층의 중간지점인 7.5층입니다. 이 건물주가 자신의 아내를 위해서 특별히 만들어준 7.5층에서 일하는 크레그나 그 곳의 직원들의 모습은 무언가에 짓눌려진 사람들 마냥 몸을 숙이고 있기만 합니다. 기지개 한번 펼 수 없는 모습, 그 모습은 무의식 속으로 몸을 숨긴 욕구들에 갇혀있고 짓눌려진 인간들의 일상생활 모습을 재치있게 표현한 것이지요.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이기 힘든 7.5층의 복도와 사무실...게다가 그 사무실 한 쪽 벽면에 위치한 쪽문(이 쪽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기어가야만 한다!)...그리고 눈앞에 펼쳐지는 원더랜드, 그러나 현실을 존 말코비치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고...15분 경과 뒤에는 그 갑갑함에서 빠져 나오는 듯한 낙하(하늘에서 떨어진 후 이들은 하나같이 쾌감을 느낀다.)...이것들이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가 제시하고 있는 곪아있는 욕구를 치료하는 과정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