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둠속의 댄서, Dancer In The Dark, 2000> 뮤지컬은 나의 사랑 (2001/03)
감독 : 라스 폰 트리에
출연 :비요크, 카트린느 드뇌브, 데이비드 모스, 피터 스토메어
답답하리만큼 착한 여자가 있다. 그녀는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고는 고집스레 살아간다. 자신에게 쉴새없이 떨어지는 암울한 현실을 저항 없이 눈 한번 감으며 넘겨버리는 방식을 터득하였으며, 주변이 가하는 폭력에 저항 없이 순응하며 살아간다. 도대체, 그녀는 고통의 끝자락에서 어떠한 빛을, 희망을, 구원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일까?
영화 <어둠 속의 댄서>는 <브레이킹 더 웨이브>에서 시작하여 <백치들>을 지나서 도착한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황금 심장" 3부작의 마침표를 찍는 영화이다. 황금 심장이란, 순진한 소녀가 어둡고 위험한 숲을 거치면서 짐승들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고 뜯기어 상처투성이 맨몸으로 숲을 빠져 나오지만 소녀는 이상스럽게도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나는 잘 헤쳐 나왔다"라고 구원받은 것처럼 말하는 현대의 비극을 동화로 바꾸어 놓은 이야기이다. 즉, 이 영화는 동화속 주인공을 잔인한 현실세계로 내려보낸 이야기이다.
그녀의 이름은 '셀마(비요크 분)'. 그녀를 이해하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뮤지컬이다. 그녀는 어릴 적부터 영화로 보아온 뮤지컬을 사랑한다. 그녀는 뮤지컬 속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하고, 그녀가 현실에서 벗어나 쉴 수 있는 공간은 뮤지컬의 세계이다. 그녀가 즐겨 보아온 1930대 미국 헐리우드 뮤지컬이라는 영화적 장르는 행복의 복음서이다. 한편의 동화와도 같은 이야기이며, 행복한 결말이 기다린다. 자신의 실수는 남들에게도 너그럽게 이해되며, 주어지는 어떠한 어려움도 쉽게 혹은 기적적으로 해결되는 화해의 장이 항상 열려진 긍정적인 공간이다. 착한 심성의 그녀가 동화 같은 내용의 뮤지컬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그러한 뮤지컬속 세계를 동경하며 자라온 그녀의 심성이 백치에 가깝도록 착한 것은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그녀의 이름은 '셀마(비요크 분)'. 그녀를 이해하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뮤지컬이다. 그녀는 어릴 적부터 영화로 보아온 뮤지컬을 사랑한다. 그녀는 뮤지컬 속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하고, 그녀가 현실에서 벗어나 쉴 수 있는 공간은 뮤지컬의 세계이다. 그녀가 즐겨 보아온 1930대 미국 헐리우드 뮤지컬이라는 영화적 장르는 행복의 복음서이다. 한편의 동화와도 같은 이야기이며, 행복한 결말이 기다린다. 자신의 실수는 남들에게도 너그럽게 이해되며, 주어지는 어떠한 어려움도 쉽게 혹은 기적적으로 해결되는 화해의 장이 항상 열려진 긍정적인 공간이다. 착한 심성의 그녀가 동화 같은 내용의 뮤지컬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그러한 뮤지컬속 세계를 동경하며 자라온 그녀의 심성이 백치에 가깝도록 착한 것은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어린 시기에 시력을 회복할 기회를 놓친 그녀가 유전적으로 시력이 악화될 그의 아들을 위해 수술비를 마련하고자(고집스럽게 13세에 수술시키려는 이유는 불필요한 고집이 아니라 수술시기를 놓치면 맹인이 될 수밖에 없는 적기에 대한 집착이다) 무리하게 행하는 야간업무 중에도, 더 이상 아무 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이 악화되었음을 인지하는 순간에도, 친절한 이웃이었던 빌(데이비드 모스 분)을 살인한 후에도, 심지어 사형장으로 가는 107걸음의 시작에서도 그녀를 즐겁게 하고, 위로하고, 편안하게 하는 것은 그녀가 상상하는 뮤지컬 세계이다. 그러나 그녀만의 세계는 현실로 표출되지 못한다. 다른 이들은 결코 그녀의 춤과 노래를 보고들을 수 없는 혼자만의 노래, 혼자만의 춤, 혼자만의 뮤지컬이다.

뮤지컬이라는 안식처가 그녀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큰 탓인지 뮤지컬 장르에서 이야기의 전개에서 춤과 노래의 전개로 합리적인 전환을 위해서 단순한 리듬의 반복이 필요하다는 뮤지컬의 법칙이 그녀의 무의식 속에 깊게 자리잡고 있다. 그녀는 주변에 들려오는 리듬에서 멜로디를 구하고, 노래를 하며, 춤을 춘다. 그녀가 뮤지컬을 연습할 때에 드럼 연주자를 원하고, 미칠 정도로 적막한 독방 안에서 소리들을 그리워하는 것은 그녀만의 세계로 가는 진입로가 세상 속을 떠돌아다니는 소리와 소음들, 그 리듬에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결국 소리가 차단된 독방 안에서 힘겹게 빠져드는 그녀의 뮤지컬 세계는 환풍기를 통해 들려오는 소리만큼이나 고요하고 적막하면서 말라비틀어진 건조한 노래와 춤일 뿐이었다. 특히, 그 건조한 노래가 "My favorite Things"라는 것은 얼마나 가슴아픈 일인가?(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뮤지컬세계와 자신의 아들, 이것들을 그녀는 현실로부터 차단 당하고 말았다)
그녀에게 힘든 현실이 닥쳐올 때마다 그녀가 꿈꾸는 뮤지컬 세계가 현실에 대한 도피처였지만, 환상은 결국 깨지기 마련이다. 환상에서 벗어나는 순간 그녀에게 돌아오는 것은 수직 하강하는 가혹한 현실세계의 모습이다. 일급살인으로 사형이 내려진 그녀에게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고 새로운 변호사를 구하게 되지만, 그 대가가 자신이 바라던 희망을 져버리는 것임을 알게된다. 냉혹한 현실은 그녀에게 기적을 허용하질 않는다. "아들에게 빛을 볼 수 있는 눈을 줄래? 아니면 수술시기를 놓쳐 장님이 되겠지만, 살아있는 어머니를 줄래?" 현실은 그녀가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흥정을 할뿐, 얹어주려는 배려를 제시하기를 꺼린다. 현실은 손해보는 장사를 하질 않는다. 결국, 그녀는 자신을 희생하기로 결심한다. 그것이 현실세계가 제시하는 또 다른 불행한 현실로 향하는 덫임을 그녀는 마음깊이 알고 있었던 것이다.

마지막, 사형집행대 위에 올라간 앞 못보는 그녀에게 현실은 검은 두건마저 씌우고자 하고, 어둠 속의 그녀에게 희미하게 스며들 빛조차 가리려는 현실을 향해 그녀는 처음으로 저항을 하게된다. 그렇지만, 무엇이 더 나아지랴. 뮤지컬속 주인공이 되고싶었던 한 여인은 아들의 수술소식을 접한 후, 자신의 가장 깊은 곳의 리듬을 듣는다. 자신의 마음이 두근거리는 소리를, 그리고는 그 심장박동 소리에 맞추어 마지막 자신이 사랑했던 아들을 위해 끝나지 않을 노래를 부르게 된다. 처음으로 자신만의 리듬을 가지고 자신만의 멜로디를 이용해서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그 순간 현실은 뮤지컬의 세계가 되었고, 그녀는 뮤지컬의 주인공이 되었다. 제프(피터 스토메어 분)가 그녀와의 마지막 면회에서 수줍게 사랑한다고 고백하듯, 뮤지컬에 대한 사랑과 그녀가 꿈꿔온 뮤지컬 세계에 깃 든 그 순수함에 대한 사랑을 고백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녀의 세계에 자리를 내주려 하질 않는다. 더욱 현실세계를 강조할 뿐.
글. 전준모











